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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더 바짝 죈다…당국 “관리 잘 안돼” 질책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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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11월 가계 빚이 역대 최대 폭으로 늘었다. 지난달 30일 시행된 신용대출 규제 직전 ‘막차 대출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며 대출이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세에 대한 경고음이 울린 가운데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을 다시 불러 대출 관리 강화를 재차 주문했다. 대출을 더 늘리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1월 중 가계대출이 한 달 전보다 13조6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 11월 증가액(7조 원)과 비교하면 1.94배가 불어난 셈이다. 2004년 한국은행이 관련 대출 통계를 작성한 이후 한달에 이렇게 많이 대출이 늘어난 적은 없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통계 작성 이후 최대인 7조4000억 원 급증했다. 이는 이전 최대였던 올해 8월 증가폭(5조7000억 원)보다 1조7000억 원 많고 지난해 11월(2조1000억 원)의 3배 이상이다. 11월에 주택담보대출도 6조2000억 원 늘었다.

지난달 신용대출 급증은 빚을 내 주식 투자를 하거나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당국이 신용대출 규제를 예고하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막차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0일부터 연소득 8000만 원이 넘는 사람이 1억 원 넘는 신용대출을 신청하면 은행들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해 이전보다 깐깐하게 심사토록 했다. 또 신용대출을 1억 원 넘게 받아 1년 안에 규제지역에서 집을 사면 매입 2주 후 대출금을 회수하는 용도 규제까지 더해졌다. 윤옥자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과장은 “신용대출 규제 시행 전 자금 확보 움직임 등이 가세하면서 증가 규모가 대폭 확대됐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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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대출이 급등하자 금융감독당국은 은행들에 대한 대출 관리를 더 강화하고 있다. 신용대출 규제 시행을 앞둔 지난달 중순 두 차례 대출 관리를 주문했고 이달 4일에도 시중은행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급 임원들을 다시 불러 회의를 열고 대출을 자제할 것을 요구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두 차례 당부에도 결국 대출 관리에 실패했다”며 “과거 사례를 보면 일시에 급증한 대출의 경우 채무불이행 등 대출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도 다시 대출을 조이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은 대출상담사를 통한 대출 모집을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신용대출 주력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지만 주식과 부동산 투자 수요가 여전히 많아 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이 지난달 신용대출 규제 시행 전 열어놓은 마이너스통장 등 한도성 대출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대출 자금이 시장으로 더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려면 내년 1분기(1~3월) 정도나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2분기(4~6월) 한국 가계와 기업 부채 증가세의 이상 징후를 보여주는 신용갭이 1분기(9.4%)보다 4.4%포인트 높은 13.8%로 집계됐다. 이는 1983년 2분기(14.0%) 이후 가장 높다. 조사 대상 44개국 중 8번째다. 미국(3.5%), 중국(10.6%), 독일(9.3%) 등 주요국은 물론 브라질(1.5%), 멕시코(6.6%) 등 신흥국들보다도 높은 수치다. 신용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및 기업 신용의 증가율이 장기 추세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BIS는 신용갭이 2% 미만이면 정상, 2~10%이면 주의, 10% 이상이면 경보 단계로 분류한다. 한국 신용갭이 10%를 넘은 건 세계 금융위기 때인 2009년 말 이후 10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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