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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꽝치면 꽝치는 대로… 오늘도 자유를 낚는다”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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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체제 ‘도시어부2’ 은어낚시 현장
30시간 낚시해도 “시간 더 줘요”… 주사 맞고 약 먹으며 즐거움 낚아
이덕화 “도시어부가 내 인생작”
이경규 “온갖 걱정 다 잊는다”
지난달 27일 경남 산청군 남강에서 4시간 반에 걸쳐 오전 낚시를 끝낸 ‘도시어부2’ 출연진이 모여 앉아 은어회를 시식했다. 이경규는 식사 중 의자에서 떨어지는 ‘몸 개그’를 선보였다(왼쪽 사진). 고정 출연진으로 합류한 이태곤은 ‘한 손 낚시’를 하며 20년 낚시 경력을 뽐냈다(오른쪽 위 사진). 이수근도 길이 9m가 넘는 낚싯대를 들고 고군분투한 끝에 2시간여 만에 첫 은어를 건져 올렸다. 채널A 제공
《“아이 갓 더 파워. 유 갓 더 파워.

위 갓 더 파워!”(이수근)


“스미스, 본때를 보여줘야 해.

과감하게 붙으란 말이야!”(김준현)

지난달 27일 오전 지리산 자락이 감싸 안은 경남 산청군 단성면 성내리 남강. 인적 드문 조용한 강가가 이날만은 시끌벅적했다.


채널A 예능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어부2’의 촬영을 위해 이덕화 이경규를 비롯해 지난달 18일부터 고정 멤버로 합류한 방송인 김준현 이수근 지상렬과 배우 이태곤, 낚시 전문가 박진철 프로가 모였기 때문이다.》

이날 진행된 은어낚시는 낚시인들 사이에서는 ‘죽기 전 반드시 즐겨봐야 할 낚시’로 불린다. 시원한 강물 속에서 낚시를 즐길 수 있고, 은어는 민물고기 중 가장 맛이 좋은 어종으로 꼽힌다.


은어낚시가 모두 처음인 이들은 오전 7시부터 9m 길이의 낚싯대를 손에 쥐고 남강에 몸을 담갔다. 은어는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기 때문에 다른 은어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면 바로 공격한다. 씨은어를 꿰어 강물에 흘려보내면 은어들이 씨은어를 공격하다가 낚싯바늘에 걸려든다. 인턴 5인방 중 수석으로 합류한 김준현은 미끼로 쓰는 ‘씨은어’에 ‘스미스’라는 이름을 붙이고 “쫄지 마, 스미스! 돌진하라!”를 외쳤다.
민물낚시 30년 경력을 자랑하는 김준현. 채널A 제공
이날 낚시터를 직접 고른 ‘민물낚시의 제왕’ 김준현은 다른 출연자가 은어를 잡을 때마다 제작진 입에서 “덕화 히트” “진철 히트”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오자 초조해하며 막판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양손으로 낚싯대를 잡고 열심히 건져 올리던 그는 “손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정의는 승리한다!”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수근은 4시간이 넘는 사투에 멤버들이 지쳐가자 기운 내라는 의미로 “히릿(Hit It)!”을 연호했다.

이번에 도시어부에 합류한 5인방은 모두 낚시에 일가견이 있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할 때면 강화도 등으로 ‘가두리 낚시’를 떠났던 이수근도 본격적으로 낚시에 취미를 붙이는 중이다. 낚시하는 사진을 찍어 이경규 이덕화에게 보냈을 정도로 도시어부2 합류를 원했던 만큼 들이는 노력도 남다르다. 이수근은 “촬영 전날인 금요일에는 유튜브에서 낚시 장소와 방법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고, 도시어부 재방송을 보다가 한숨도 못 잔다. 어제도 1분도 못 자고 왔다”고 했다. 이어 “이덕화 선배님이 8시간 동안 한 번도 앉지 않고 서서 낚시를 하던 모습을 보면서 존경 이상의 감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태곤은 박진철 프로와 함께 단연 실력파로 꼽힌다. 시즌1부터 도시어부 단골 게스트였던 이태곤은 낚시를 한 지 20년이 넘었다. 처음 낚시를 배울 때 1년에 365일 중 360일 낚시터에 갔다는 그는 낚싯대를 사는 데 5000만 원 넘게 썼다. 이날 은어가 달려들면 두 손으로 낚싯대를 들어올리던 다른 출연진과 달리 유일하게 ‘한 손 낚시’를 선보이며 실력을 뽐냈다. 이태곤은 “얽매이거나 인위적인 걸 싫어해 예능 고정은 고사했는데 도시어부는 관찰카메라처럼 ‘꽝 치면’ 꽝 치는 대로 지켜본다. 그런 자유로움이 좋아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물고기가 한 마리도 잡히지 않을 때를 ‘꽝 친다’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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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어부의 촬영 강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2주에 한 번 주말에 이틀간 낚시를 하는데 하루 낚시 시간이 14시간에 달한다. 이틀 동안 28시간 이상 낚시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힘들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낚시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해 제작진이 난감할 때도 있다. 이덕화는 “오늘 은어 낚시를 마치고 밤에 안면도로 출발해 내일 새벽부터 밤까지 또 낚시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걸 실컷 할 수 있는 행복한 프로그램”이라며 웃었다. 이태곤도 “도시어부는 자기가 즐기지 않으면 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낚시를 한 기간, 실력,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출연진 7인의 공통점은 낚시를 향한 ‘진심’이다. 이틀 동안 30시간 가까이 낚시를 하느라 근육에 무리가 와 팔에 주사를 맞고, 약을 처방받은 이도 있지만 낚시터로 떠나는 길은 늘 즐겁다. 이경규는 “도시어부는 노후에도 함께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늙어서 혼자라도 계속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에서 생활하면 온갖 걱정과 생각이 많은데 도시어부를 촬영할 때는 오로지 물고기를 잡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다. 단, 그냥 낚시를 해서는 안 된다. 미친 듯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덕화는 “죽기 전 해야 할 일 10개가 있다면 도시어부 덕에 8개 정도는 한 것 같다. 지금까지 출연한 프로그램 중 도시어부가 내 인생작”이라며 웃었다.

산청=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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