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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22일 배터리 데이 뭘 내놓을까
생산기지 유력 베를린 찾은 머스크
에너지 선도기업 정체성 거듭 부각
폴크스바겐 CEO 만남도 의미심장
실리콘 음극·건식 코팅기술 발표땐
원가 절감·성능 향상 ‘선두’ 줄달음
자동차는 물론 에너지 업계 ‘촉각’
세계 자동차 업계는 물론 2차 전지를 포함한 에너지 업계 전체가 오는 22일 예정된 테슬라의 ‘배터리 데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는 테슬라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속가능 에너지에 필요한 세 가지 요소는 에너지 발전과 저장, 그리고 운송수단의 전동화다.” 지난 3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찾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테슬라의 정체성을 거듭 부각한 것이다.
■ “진짜 사업은 ‘에너지’…배터리 내재화 불가피” 일론 머스크는 최근 들어 유독 에너지 발전·저장에 대한 관심을 연달아 표명해왔다. “(다른 업체에)배터리나 파워트레인을 공급할 수 있다”는 얘기도 꺼냈다. 친환경 규제가 강화되면 지속가능 에너지를 저가에 안정적으로 공급·유통하는 능력이 중요해지는데, 결국 대량 생산이 관건이라는 계산이다. 이를 통해 자동차 산업에서 다른 업체와 격차를 벌릴 수 있다는 판단도 있다. 머스크의 최근 행보는 의미심장하다. 지난 3일에는 베를린 기가팩토리 건설 현장을 찾은 직후 폴크스바겐 최고경영자(CEO)인 헤르베르트 디스와 ‘깜짝 만남’을 가졌다. 베를린 기가팩토리는 테슬라가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할 기지로 점쳐지는 곳이다. 업계는 장기적으로 두 회사의 거래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본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테슬라의 진짜 사업 모델은 에너지라고 봐야 한다”며 “여기서 핵심은 배터리이기 때문에 배터리 기술 개발과 내재화에 열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 건식 코팅, 실리콘 음극재…“실현 여부가 관건” 테슬라가 올해 배터리 데이에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핵심 기술은 나노와이어와 건식 전극 코팅이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두 기술에서 선두에 선다면 다른 업체들이 당분간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 건식은 습식에 비해 제조 공정이 간소하고 초기 충·방전 효율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원가 절감과 성능 향상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이 기술로 슈퍼 커패시터(에너지 저장 용량을 향상시켜 전지와 축전지 장점을 모두 갖는 장치)를 만드는 맥스웰을 인수했다. 최근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 누리집 배경화면으로 선보인 나노와이어 기술은 실리콘 음극활물질과 관련 있다. 실리콘은 흑연에 비해 리튬이온 저장 능력이 10배 이상이지만 잘 부풀어 오르는 문제 때문에 거의 쓰이지 않았다. 나노와이어 기술은 이런 실리콘의 팽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엘지화학이 최근 일부 배터리에 실리콘을 소량 첨가하고 있지만, 나노와이어 기술은 아직까지 적용한 배터리 업체가 없다
. 중국 업체 시에이티엘(CATL)이 테슬라에 공급 중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향배도 관심사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저렴하고 내구성이 좋다. 보급형 차 시장에서는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당장 ‘게임 체인저’ 수준의 발표가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구체적인 신기술 개발 현황이 나오면 엘지(LG)화학 등 다른 업체도 테슬라의 방향성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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