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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정기 인사서 회장 승진 없었다…왜? - ZD넷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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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삼성이 2일부터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2021년도 정기 인사에 돌입했다.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첫 단행된 이번 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장' 승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은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 연말 인사를 실시해 왔다. 다만 올해에도 이 부회장 등 경영진을 둘러싼 사법 이슈가 맞물려 있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 발빠른 조직정비가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에 예정된 인사가 그대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당초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이번 인사에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점쳐왔다. 고 이건희 회장의 49재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어도 국정농단 사건 판결 전후로는 회장 승진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사회 의결, 주주총회 없이 직급만을 올릴 수는 있지만, 사법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징적인 것에 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이 병상에 누워 있던 부친을 대신해 지난 6년 동안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 왔다는 점도 회장 승진을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는 이유다. 본인도 회장직을 다는 데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승진은 우선 본인의 심중이 가장 클 것"이라며 "이미 공식적으로 총수이고, 부회장과 회장의 직급 차이가 글로벌 사업과 경영을 하는 데 있어 영향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특별히 그런 상황은 아니다. 사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부회장 국정농단 사건 재판의 실형 선고 여부도 회장 승진 시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해당 재판은 이달 결심공판을 앞두고 있고 내년 1월이나 2월에는 양형에 대한 재판부의 최종 판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재판은 유죄는 사실상 확정돼는 상황에서 양형 유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2018년 2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8월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파기환송했고, 뇌물 공여 혐의액은 기존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어나게 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해야 한다.

따라서 감경요소 등을 인정받지 못하면 사실상 실형을 선고받게 되고 총수 경영에도 제동이 걸린다. 이달 남은 공판에서 이 부회장의 양형이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 측은 재판부 요청에 따라 삼성 윤리경영을 감독하는 준법감시위원회를 독립 출범시켰고, 이달 공판에서 전문심리위원의 평가가 이뤄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 5월 경영권 승계, 노동 등 의제에 준법을 약속하고, 이행해 왔다.

그룹 안팎에서는 회장 리더십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에 이어 지난 10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회장직에 오르면서 4대 그룹 총수 중 이 부회장만 유일하게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은 상황이다. 대내외적 존재감과 조직 안정을 위해서도 승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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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관계자는 "국정농단 재판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회장 승진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우선 내년 초 재판 결과에 따라서 고민할 것으로 보이며, 전체적인 상황과 여론에 따라서도 시기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3명 규모 사장단 승진 인사에서 3인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면서 반도체 부문 세대교체와 가전 부문 승진을 단행했다. 부사장 이하 2021년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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