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말 전역한 이씨는 쉽지 않은 취업에 상심이 큰 상태였다. 그러던 중 브레이브걸스의 '롤린'이 역주행하는 광경을 봤다. '롤린'은 실시간 차트 100위 안으로 들어오더니 단숨에 1위를 석권했다. 4~5년간의 침체기에 해체 위기까지 갔던 브레이브걸스가 음악방송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씨는 브레이브걸스가 꼭 자신과 닮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브레이브걸스도 포기할 순간이 많았겠지만 결국에는 성공했다"며 "20대를 지나 30대를 바라보고 있는 시점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컸는데 브레이브걸스를 보며 언젠간 성공할 날이 있을 거라는 용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리온 주식 매입까지 생각하는 브레이브걸스의 열성팬이다.
| 브레이브걸스 역주행 이끈 유튜브 동영상 갈무리/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
브레이브걸스는 '군통령', '밀보드 차트 1위'로 불릴 정도로 군대 팬덤이 강했다. 브레이브걸스가 역주행에 성공한 것도 유튜브에 위문공연 방송인 '위문열차'의 출연 영상이 뜨면서다. 영상에서 군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브레이브걸스에게 환호를 보내며 춤까지 따라 춘다.
하지만 브레이브걸스는 공백기가 길었다. 군대 팬덤은 강했으나 대중적 인지도는 미미했다. 하지만 롤린이 역주행하고 숙소에서 짐을 뺄 준비까지 하던 브레이브걸스는 다시 무대를 밟게 됐다.
이씨처럼 취업, 자금 마련 등의 힘든 상황에 처한 2030대 팬들은 '존버'(끈질기게 버틴다는 은어)하다가 역주행한 브레이브걸스와 자신들을 동일시했다. 브레이브걸스 팬층 연령대가 타 아이돌 팬덤 연령대보다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브레이브걸스 팬 A씨는 작년까지 다니던 회사를 나와 현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무리 열심히 고생해도 안 되는 게 우리들인데 브레이브걸스도 그랬을 것"이라며 "이제야 기회 찾은 브레이브걸스 보면서 우리들과 같다는 동질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브레이브걸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도 "취업하기도 힘들고 현 상황을 버티는 게 버거운 90년대생들이 지금까지 버티고 노력했던 브레이브걸스를 보면서 희망을 갖는다"며 "2030세대들이 브레이브걸스에 자기 자신을 투영해 용기를 얻는다고 말한다"고 했다.
|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브레이브걸스(BraveGirls) 유정(왼쪽부터), 은지, 유나, 민영이 4일 서울 서초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롤린'의 포인트 안무를 선보이고 있다. 브레이브걸스는 지난 2017년 3월 발매한 '롤린'(Rollin')이 최근 다시 음원 차트를 역주행해 1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고 있다. 2021.3.5/뉴스1 |
과거 아이돌 우상화 문화가 이제는 내가 성공하고 싶은 욕구를 아이돌에 동일시해 응원하고 지지하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 전문가들은 브레이브걸스 팬덤 문화도 이러한 배경 속에서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2030대 팬들은 역주행에 성공한 아이돌에게 동질감을 느낀다"며 "고난을 겪고 역주행한 아이돌을 응원하고 지지하며 경제력을 갖춘 막강한 팬덤이 등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도 "예전 아이돌은 팬들의 우상이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이제는 아이돌을 나와 같은 분신, 아바타와 같은 것으로 여기고 아이돌이 성공하는 것을 곧 내가 성공하는 것이라고 여기고 지지하고 응원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2030대들이 현실에서 '존버'하지만 냉혹한 현실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브레이브걸스가 존버하다가 성공한 것을 보며 좌절에 대한 보상심리를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아이돌을 자신과 동일시하는 문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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